요즘 어른이나 아이할 것 없이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분들 많다 보니까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쏟아져 나왔는데요, 사용하실 때 용법이나 처방을 꼼꼼히 확인하셔야 겠습니다.

요즘 잘 팔리는 아토피용 수입화장품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소비자 보호원의 조사결과 확인됐습니다.

이경진 기자, 스테로이드하면 약품에만 들어가는 성분 아닌가요?

<리포트>

네, 스테로이드 하면 스테로이드 연고라고 많이 들어보셨을텐데요, 염증을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뛰어나서 피부 질환 뿐 아니라 류마티스, 안과 질환 치료 등에 널리 쓰이는 성분입니다.

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치명적인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어 화장품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.

자세한 내용 지금부터 함께 보시죠.

취재진이 찾아간 곳은 서울 시내 모 종합병원 안에 있는 한 매장입니다.

아토피에 좋다는 스페인산 화장품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.

<녹취> 병원 매장 관계자: "써 보신 분들 입소문으로 해서 많이 사가요. 효과가 금방 나오니까... 일반제품은 18,000원 20,000원 선이면 이건 38,500원 이니까 두배죠."

블루캡이라는 이름의 이 화장품은 크림과 샴푸, 샤워젤, 그리고 보습용으로 얼굴과 몸에 뿌리는 스프레이 등 4가지 종류로 모두 구입하면 18만 원 정돕니다.

지난 2004년부터 모두 3만 5천 개가 수입됐고요, 그 가운데 일부가 병원이나 약국,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시중에 판매됐습니다.

<인터뷰> 박찬숙 (대구시 상인동): "아이가 아토피염인데 의사가 아토피에 획기적이라고 해서 믿고 사용했지 이상한 물질 있을지 의심안해 의사들이 권하기까지 했다는 이 제품."

그런데 최근 들어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습니다.

처음 며칠은 효과가 눈에 띌 정도로 탁월하지만 두어달 뒤부터는 염증이 오히려 심해진다는 것입니다.

한국소비자보호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블루캡의 스프레이와 샴푸에서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이 나타났습니다.

스테로이드는 의사 처방없이 사용할 경우 각종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어 화장품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.

<인터뷰> 의사: "장기간 쓰면 피부가 얇아져서 찢어지고 혈관이 터지거나 멍이 듭니다, 그래서 화장품에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되는 물질입니다."

또 스프레이와 크림에는 아연피리치온이라는 성분이 주성분으로 사용됐는데요,

아연피리치온은 눈에 닿았을 때 각막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샴푸처럼 물로 씻어내는 제품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.

<인터뷰> 윤준식 (소보원): "이미 외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됐지만 우리나라에선 아토피에 좋다며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."

식품의약품안전청은 소비자보호원의 건의에 따라 제품 판매를 금지하고 정밀 분석에 들어갔습니다.

그런데 이 화장품을 수입한 업체도 이미 지난해 초 식약청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.

스테로이드가 함유돼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인데요, 당시 결과는 불검출이었습니다.

제조 증명서를 제출하고 간단한 수입신고만 하면 팔 수 있는 외국산 화장품이다보니, 수십종에 이르는 스테로이드 성분 가운데 식약청이 화장품 성분에 있을 수 있는 일곱 종류에 대해서만 검사를 실시한 것입니다.

<인터뷰> 김성호 (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관리팀): "그 나라 정부에서 인정하는 서류라 우리는 그걸 믿고 수입하는 거다."

<인터뷰> 제품 수입업체 관계자 : "저희 회사 (입장)에서는 황당하죠. 이제와서(스테로이드가 검출됐다고) 이렇게 하니까 대책이 없는 거죠."

유해성분의 검사 내용과 그 복잡한 과정을 일일이 알 수 없는 소비자들.

그 때 그 때 다른 결과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만 혼란에 빠지게 됐습니다.